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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이투라 전쟁
BGM: https://youtu.be/A62WexWFMOk?si=VtHswHqcJz9b4g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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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의 땅에 새로운 인간족 ‘네베드’가 등장한다. 반과 파르홀론에 이어 나타난 세 번째 인간 종족이었다.
또 다른 문명을 꽃피우는 네베드
파르홀론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마족은 절대신의 칼리번을 손에 넣었다. 목표를 달성한 키홀은 흉신 발로르에게 포워르의 왕좌를 넘겨주고 마족의 조언자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때 발로르는 한 가지 예언을 듣는다. 자신이 딸 에흐네의 아들에게 언젠가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이에 발로르는 에흐네를 높은 탑에 가뒀으나 이미 그녀는 네베드족 키안이라는 남자와 사랑에 빠져 한 명의 아이를 낳은 상태였다. 아이가 발로르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 두려웠던 에흐네는 몰래 바다의 신 마나난에게 아이를 맡긴다.
존속살해를 예언 받은 마왕 발로르
네베드족과 포워르 역시 같은 에린의 땅에 살면서 싸움을 피할 수 없었다. 네베드족은 포워르와의 싸움을 위해 파르홀론족이 만들었던 타라 지역을 수도로 삼고 새롭게 <에일리흐 왕국>을 세웠다. 그리고 ‘라흐’라 불리는 다수의 마법 요새를 건설했다. 그러나 타라가 있는 지역은 고지대였기 때문에 성과 같은 요새를 건설하는 건 매우 힘든 작업이었다. 특히 고지대에 수로를 건설하는 건 당시의 기술로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고산 지대에 위치한 라흐 왕성
어느 날 요새 건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네베드족 앞에 신원불명의 4명의 형제가 나타난다. 그들은 자신들이 요새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 있게 호언했고, 이에 네베드족은 그들에게 요새 건설을 맡겼다. 네 형제는 약속했던 대로 엄청난 속도로 라흐 왕성을 건설했다. 왕성 아래에 거대한 지하 수로 또한 하룻밤 만에 만들어냈다.
일처리 속도 겁나 빠른 네 형제
네베드족은 그들의 건설 실력에 감탄했다. 하지만 곧 뜻밖의 진실이 밝혀진다. 사실 그들은 포워르의 첩자였다. 지하수로 안에 포워르들의 왕 발로르의 동상을 세우고 성을 발로르에게 제물로 바치려고 했던 것이다. 진실을 알게 된 네베드족의 왕은 그들을 즉시 처형하고 발로르의 동상이 만들어진 지하수로를 봉인했다.
처형당한 SCV들
이후 네베드족은 건설된 요새를 중심으로 마족들과 싸워나갔다. 그러나 네베드족 또한 전염병으로 인해 그 세력이 크게 줄어들었고, 이때 네베드족은 두 파로 갈라진다. 포워르에게 굴복해서 살아가자는 ‘피르볼그’ 부족과, 포워르에게 끝까지 맞서 싸우자는 ‘투아하 데 다난’ 부족이었다. 곧 마족과 손을 잡은 피르볼그가 모이투라 남쪽 벌판에서 다난들과 대규모 전쟁을 벌인다. 이른바 <제1차 모이투라 전쟁>이었다.
아일랜드 신화에도 나오는 모이투라 평원 전투
수적으로 열세였던 투아하 데 다난은 에린의 신들 중 하나인 누아자를 왕으로 모시고 그의 지휘 아래 피르볼그 부족과 맞서 싸웠다. 누아자의 힘으로 소수파였던 다난은 포워르와 피르볼그 연합을 압도했다. 하지만 마지막 전투에서 누아자는 피르볼그의 전사인 스렝에게 오른팔을 절단 당했고, 기회를 엿보던 포워르는 그 틈에 봉인되었던 지하수로를 통해 라흐 내부로 침공한다.
누아자의 부상을 틈타 내습을 감행한 포워르
갑작스러운 급습에 다난의 사람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누아자는 부상당한 몸을 이끌고 포워르에게 맞서 싸우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고, 라흐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 된다. 그런데 이때 전황을 일순간에 바꾼 자가 있었다. 여신 모리안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희생하는 금단의 마법을 사용해 마족들의 침공로로 활용되던 모든 통로를 봉인하고 그 대가로 돌이 되어버린다. 이후 봉인된 통로들은 공간이 일그러지며 기형적인 미궁의 형태로 굳어졌고, 인간과 포워르의 세계는 단절되었다. 다난은 모리안의 희생을 추모하여 던전들 곳곳에 그녀의 동상을 세운다.
인간들에게 존경받는 신이 된 모리안
여신의 희생으로 포워르의 침공은 저지되었다. 다난의 전사들은 남은 포워르를 처리했고, 1차 모이투라 전투는 그렇게 투아하 데 다난의 승리로 끝이 났다. 한편 키홀은 돌이 되어 약화된 모리안을 5개의 검은 구슬에 나눠 봉인한다.
여신을 봉인한 5개의 검은 구슬
인간에게 당해 치욕을 빚었던 누아자는 왕위에서 물러난다. 새로운 왕은 인간과 포워르의 혼혈아 브레스였다. 브레스는 전쟁에서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던 투사이자 뛰어난 지휘관이었다. 하지만 왕위에 오른 뒤로는 왕성을 화려하게 꾸미고 백성들에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등 폭정을 행하며 타락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음악의 신 코르플레에 의해 반 브레스 운동이 일어나 브레스는 왕위에서 쫓겨났고, 이에 분노한 브레스는 자신에게 흐르는 피의 절반은 포워르의 것이라며 투아하 데 다난을 배신하고 발로르에게 충성을 맹세하여 타락의 길을 걷는 ‘다크나이트’가 된다.
타락한 전사 다크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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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스가 왕위에서 내려가자 사람들은 선왕 누아자를 다시 왕위에 추대했다. 누아자는 의술의 신 디안 케트와 세공의 신 크레드네의 도움으로 은으로 만든 의수 ‘아케트라브’를 착용하고 다시 한 번 에일리흐 왕국의 왕이 되었다. 그리고 브레스의 폭정 당시 지방의 무관으로 공을 세우던 루 라바다라는 기사를 불러들여 투아하 데 다난을 통솔하는 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
1차 모이투라 전쟁에서 승리한 투아하 데 다난은 에린의 주인이 되어 한동안 번성했다. 하지만 루 라바다는 언젠가 포워르가 재침공할 것에 대비해 군사력을 키웠다. 일각의 반대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포워르들은 아직 인간들의 땅을 포기하지 않았고, 브레스를 앞세워 다시 한 번 재침공을 감행했다. <제2차 모이투라 전쟁>이었다. 누아자는 이번에야말로 직접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자신의 정령검 클라우 솔라스를 들고 전장으로 나갔다.
다시 돌아온 은의 팔 누아자 아케트라브
누아자가 선봉에 섰지만 이번 전쟁에서 누구보다 큰 활약을 한 것은 루 라바다였다. 새하얀 말과 갑옷, 날개를 가진 루는 마치 하얀 섬광과도 같이 전장을 누볐다. 그의 검 ‘프라가라흐’는 어떤 갑옷으로도 막을 수 없었고, 그가 던지는 신의 창 ‘브류나크’는 절대 빗나가지 않았다. 이런 뛰어난 무예에 놀라운 통찰력까지 갖춰 전쟁의 판도를 유리하게 이끌자 사람들은 루 라바다를 빛의 기사로 부르며 칭송하기 시작했다. 사실 루 역시 포워르의 피를 일부 가진 자였지만, 브레스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다.
진짜 세계관 최강자들의 싸움이다 내가 다 감격스럽고 가슴이 웅장...
하지만 포워르에겐 다난 군대의 전술이나 약점을 잘 알고 있는 다크나이트 브레스가 있었다. 양쪽의 싸움은 팽팽하게 진행되었고, 급기야 여러 신들도 참전하여 제2차 모이투라 전투는 지난 전쟁보다 더욱 대규모로 발전한다. 투아하 데 다난 진영은 누아자를 필두로 하여 두 여신 마하와 네반이 참전했고, 포워르는 그들의 군주 발로르와 악신 키홀을 선봉에 내세웠다. 이때 발로르는 절대 암흑 ‘노이타르 아라트’의 화신 크로우 크루아흐를 소환하여 전쟁에 임한다. 크로우 크루아흐는 선악을 초월한 존재로써 신들조차 두려워할 만한 강대한 전력이었다.
암흑의 화신 ‘크로우 크루아흐’가 가진 드래곤의 모습은 단순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전쟁이 한창일 무렵 투아하 데 다난의 진영에 문제가 생긴다. 누아자의 정령검 클라우 솔라스가 수많은 마족의 피에 의해 오염되어 폭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쳐버린 클라우 솔라스는 절대 암흑의 문 ‘노이타르 아라트’의 균열을 찢어버렸고, 그 균열 안에서 오염된 기운이 흘러나와 다난과 마족 양측 모두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이에 크로우 크루아흐는 클라우 솔라스를 집어삼켜 봉인해버렸다. 패색이 짙어지자 인간들은 누아자를 배신하고 도망쳤고, 누아자는 결국 클라우 솔라스와 함께 삼켜진다. 마하 역시 크로우 크루아흐에게 살해당하고 네반은 간신히 도주했다.
폭주해버린 클라우 솔라스
누아자의 죽음으로 혼란에 빠진 다난 부대는 두 진영으로 나뉜다. 루 라바다를 따르는 무리와, 친위대 대장 팔론을 중심으로 한 무리였다. 팔론 진영은 타라와 탈틴 지역에서 최후의 방어선을 지켰다. 하지만 이길 수 없는 전투임을 깨달은 루 라바다는 한 무리를 데리고 일단 센마이 평원의 동쪽에 있는 피오드 숲으로 피신했다. 피오드 숲은 본래 요정들의 영역으로써 인간들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요정어를 할 줄 알았던 루가 그들을 설득했고, 이에 요정들은 ‘어머니의 나무’라는 숲의 한가운데에 있는 나무만은 건들지 말라는 조건 하에 인간들을 받아들인다.
이후 루는 한동안 피오드의 숲에서 군사들을 정비한 후 밀사를 보내 포워르 족에게 가세한 피르보르족을 꾸준히 회유했다. 그리고 때가 왔을 때, 탈틴의 최후의 방어선을 돌파하려는 포워르 군사들에게 기습을 가하여 팔론을 구출, 탈틴 전투를 역전의 도화선으로 만든다.
탈틴 총공격에서 팔론을 구출하고 역전의 영웅이 된 루 라바다
다난 진영엔 루 라바다 말고도 또 다른 영웅이 있었다. 루와 함께 전장을 누비던 대마법사이자 현자 마우러스였다. 마우러스는 한때 자신의 동문이었으나 인간을 배신하고 포워르 측에 붙은 사악한 마법사 자브키엘을 전담하여 격렬히 싸웠다. 자브키엘은 에린을 초토화시키기 위해 달을 파괴하여 월석 파편을 떨어트리는 마법을 시전하다가 마우러스의 저지로 실패하는데, 이때 자브키엘이 떨어트린 작은 달의 파편들은 밤이 되면 다시 하늘의 달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어 후에 사람들에 의해 공간 왜곡 이동 수단인 ‘문 게이트’로 활용된다.
달 파편으로 맨든 게이트.. 이건 굉장히 귀하네요...
포워르의 군대가 다시 열세로 밀리자 마침내 그들의 군주 발로르가 직접 전장에 나섰다. 그러나 발로르는 루 라바다가 던진 신의 창 ‘브류나크’에 눈이 꿰뚫려 죽음을 맞이한다. 그것은 오래전 예언되었던 존속살해가 마침내 실현된 것이었다. 사실 루가 바로 발로르의 딸 에흐네가 마나난에게 맡긴 아이였던 것이다.
포워르의 군주를 물리친 투아하 데 다난 족은 제2차 모이투라 전투에서도 또 한 번 승리를 맛보았다. 이번엔 신의 희생에 기대지 않고 오롯이 그들의 힘으로 얻은 성과였다. 그 선봉에 선 루 라바다는 급기야 에일레흐 왕국의 새로운 왕으로 추대 받는다.
영웅을 넘어 전설이 된 빛의 기사 루 라바다
하지만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았다. 피오드 숲에 남아 있던 인간들이 어리석게도 자신들이 살기 편하게 피오드를 개간하다가 요정과의 약속을 어기고 어머니 나무를 베어버린 것이다. 분노한 요정들은 인간들을 모두 쫓아내고 피오드를 사람들이 다시는 접근할 수 없는 아주 울창한 숲으로 만들어버렸다. 이 소식을 들은 루는 크게 탄식하며 책임을 느끼고 스스로 왕위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인간의 어리석음을 한탄하며 그 또한 브레스와 같이 타락의 길을 걸어 다크로드 ‘모르간트’가 되어버린다.
영광스런 빛의 길에서 순식간에 타락의 길로 빠져버린 루
어쨌든 칼리번은 다시 인간의 손에 돌아왔다. 하지만 마나난과의 갈등으로 인해 네반은 칼리번을 둘로 쪼개 한 조각(쿠르클레의 심장)을 가지고 새로운 낙원의 이상을 품고 이리아 대륙으로 떠났다. 다만 전쟁에서 도망쳤던 굴욕으로 네반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이리아에서 ‘이리니드’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상기했던 자이언트, 엘프와 함께 골드 드래곤을 패퇴시키고 반족에게 저주를 내렸던 그 이리니드가 바로 여신 네반이었던 것.) 네반은 쿠르클레의 심장의 힘으로 이리아를 구원하나 엘프와 자이언트에게 실망하여 그들에게 저주를 내리고 다시 사라진다.
이리아의 위대한 구원자가 되었던 여신 네반
한편 루가 떠나고 또다시 공석이 된 에일리흐 왕국의 왕위는 에일리흐 마퀼이라는 자가 계승했다. 그리고 왕국 남쪽의 영지 <이멘마하>에서는 루가 사라진 후에도 그의 거룩한 업적을 이어가기 위해 이른바 ‘팔라딘 기사단’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G2, G3의 주무대가 될 대도시 이멘마하
루와 마찬가지로 팔라딘 기사단은 모두의 존경을 받았다. ‘이멘마하의 참극’이 있기 전까지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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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은 전쟁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전쟁의 아픔은 많은 이들의 삶을 바꿔놓았다.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어린 소년 아이던은 한 기사에게 길러졌고, 누나를 잃은 소년 타르라크는 마법사 마우러스의 제자가 되어 드루이드의 길을 걸었다. 한편 전장에서 일상으로 돌아간 마우러스는 아내 시라와의 사이에서 딸을 한 명 낳았다. 딸의 이름은 마리였다.
다음 세대를 살아갈 아이들
마우러스의 행복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권력에 눈이 먼 그의 동료들이 전쟁 영웅인 마우러스와 그의 가족을 죽이고 공을 모두 가로채려 한 것이다. 마우러스는 그들로부터 도망치다 모르간트를 만났고, 그와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등을 돌리고 만다. 한편 아내 시라는 목숨을 잃기 전 어린 마리를 그녀를 부탁한다는 편지와 함께 어느 사슴 부부에게 맡겨 먼 곳으로 도망치게 했다. 사슴 부부는 산속의 작은 마을인 ‘티르코네일’로 도망쳤다. 그리고 그곳의 촌장인 던컨이라는 노인에게 아이를 맡긴다.
티르코네일 촌장 ‘던컨’의 손에 길러지게 된 마리
마우러스를 해치고 공을 가로챈 남자는 왕국 남쪽의 대도시 ‘이멘마하’의 영주가 되었다. 그에겐 2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건강하고 기운이 넘치는 장남 루에리와, 병약한 동생 리안이었다. 모든 점에서 동생 리안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루에리였지만, 그의 아버지는 루에리를 드래곤의 감응자로 바치려 했기 때문에 그를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무엇을 해도 아버지로부터 선택받지 못할 것임을 깨달은 루에리는 동생 리안에게 모든 것을 양보하고 홀로 여행을 떠난다.
이멘마하 영주의 두 아들 ‘루에리’와 ‘리안’
그러나 얼마 못가 이멘마하의 권력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영주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리안이 대신 영주의 자리에 올랐으나 너무 어린 나이라는 이유로 재상인 에스라스라는 자가 이멘마하를 대리 통치하게 된 것이다.
권력을 쥔 에스라스는 어느 날 이멘마하 팔라딘 기사단의 단장 리다이어에게 마족의 던전 수색을 명령했다. 마스 던전 내부를 헤매던 라디이어는 이때 던전 구석에서 웬 갓난아기를 발견하고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이멘마하에 데려온다. 그러나 이 일은 의도치 않게 이멘마하에 엄청난 참극을 불러오게 된다.
마스 던전 구석에서 발견한 정체불명의 아기
며칠 후, 이멘마하에 마족들의 대규모 침공이 벌어진다. 마족들의 선봉에는 다크로드가 있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침공이었기에 사람들은 미처 대처를 하지 못했고,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심지어 타락한 연금술사들이 마족들과 결탁하여 드루이드들에게 정치적 암살을 자행하는 바람에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다. 뒤늦게 팔라딘 기사단이 출동했으나 코일 던전을 통해 마족 군단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통에 상황을 수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전황은 좋지 않았지만 리다이어는 용감히 마족들을 무찌르며 성 안으로 진격하는 다크로드의 앞길을 막아섰다. 곧 리다이어와 다크로드가 1:1로 검을 맞대었다.
이멘마하를 침략한 다크로드에 맞서는 정의의 팔라딘 ‘리다이어’
다크로드와의 결전 도중 리다이어는 마족들이 왜 갑자기 침공을 해온 것인지 이유를 알게 된다. 사실 다크로드는 인간들에게 납치당한 아기를 찾기 위해 온 것이었다. 마족 군주의 딸 트리아나. 바로 리다이어가 얼마 전 던전에서 데려왔던 그 아기였다. 자신 때문에 이 사단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은 리다이어는 크게 당황했다. 그들의 다툼 도중 리안 영주는 상처를 입었고, 다크로드의 최후의 일격으로 리다이어 역시 쓰러진다.
이때 그들의 싸움을 중재하기 위해 에스라스가 아기를 들고 나타난다. 에스라스는 다크로드에게 아기를 돌려줄 테니 군대를 철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크로드는 이를 받아들여 군대를 철수시켰고, 이로써 이멘마하의 참극은 끝이 났다.
아이를 넘겨받고 돌아가는 다크로드
이후 리다이어는 이멘마하 참극의 원인 제공과 영주 상해의 죄를 물어 구속 당한다. 다행히 그동안 그가 쌓았던 신뢰와 공로 덕에 금방 풀려나긴 했지만, 리다이어는 자신이 진정한 정의의 기사였는가에 대해 회의감을 느껴 삶을 포기하고 부랑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날의 참극은 리다이어의 삶 외에도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팔라딘 기사단은 영주의 직속 군대로 바뀌었으며, 에스라스의 통솔 아래 이멘마하의 복지와 방호 시설은 더욱 보강되었다. 에반과 제너와 같이 부모를 잃고 고아로 살아가게 된 아이들도 있었고, 반대로 이미 지난 전쟁에서 부모를 잃고 방황하던 소년 아이던의 경우는 이때부터 사람들을 지키는 기사의 길을 택한다.
각자의 길을 택하는 아이들
한편, 이멘마하를 떠났던 루에리는 여행 도중 의미심장한 꿈을 꾼다. 황폐하게 무너진 신전 안에서 여신 모리안이 자신을 향해 손짓하는 꿈이었다. 제1차 모이투라 전쟁에서 모리안이 돌이 되어버린 후, 다난들 사이에서는 ‘모리안 여신을 해방하면 <티르 나 노이>라 불리는 고통도 아픔도 불행도 없는 낙원을 강림시켜준다’는 전설이 퍼져 있었다. 루에리의 꿈속에서 모리안은 티르 나 노이가 파괴되고 있으며 곧 세상이 멸망한다는 끔찍한 경고를 한다.
자신을 구출해달라는 여신의 부름에 루에리는 두 명의 동료와 함께 본격적인 모험에 나선다. 한 명은 행방불명된 스승을 찾기 위해 나선 마우러스의 제자 타르라크. 또 한 명은 그 둘이 우연히 만난 무술 학교 출신 궁수 소녀 마리. 이들 셋은 루에리의 꿈을 단서로 여신이 봉인돼 있는 티르 나 노이를 찾아 떠났다.
이후로 그들의 모습을 본 사람은 없었다. 사람들은 이들이 찾아 떠난 낙원의 전설에 관해 많은 논쟁을 벌였고, 결국 티르 나 노이에 관한 어떤 자료도 찾을 수 없었기에 헛소문으로 종결지었다. 이후 이들은 ‘사라진 세 전사’라 불린다.
낙원을 찾아 떠난 ‘사라진 세 용사’
얼마 후 소울스트림에 한 명의 여성이 어디선가 나타나 자리를 잡는다. 그녀의 이름은 나오. 어떤 사연으로, 그녀는 별 너머에서 온 여행자들의 안내자가 되었다.
밀레시안의 인도자로 나타난 나오
나오는 곧 머나먼 소울스트림 너머의 세계에서 훗날 에린의 운명을 바꿀 한 명의 밀레시안을 인도한다. 그 너머 세계의 시간은 2004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