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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목차 ─────────────────────── ■ 마비노기 스토리 1부 - <지난편 링크> - 세계관 ■ 마비노기 스토리 2부 - <지난편 링크> - 모이투라 전쟁 ■ 마비노기 스토리 3부 - <지난편 링크> - 여신강림 ■ 마비노기 스토리 4부 - <지난편 링크> - 팔라딘 ■ 마비노기 스토리 5부 - <지난편 링크> - 다크나이트 ■ 마비노기 스토리 6부 - <지난편 링크> - 이리아의 탐험가 (G4~G8) ■ 마비노기 스토리 7부 - <지난편 링크> - 그림자 영웅 (G9~G10) ■ 마비노기 스토리 8부 - <지난편 링크> - 신들의 검 (G11~G12) ■ 마비노기 스토리 9부 - <지난편 링크> - 최초의 밀레시안 (G13~G16) ■ 마비노기 스토리 10부 - 현재 페이지 ● - 이리니드의 저주 (G17~G18) |
BGM: https://youtu.be/sBQIK37dcFg?si=choytxXLVnO56O_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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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밀레시안이 정체 모를 악령에 빙의되자, 이리아의 주술사 아쿨이 빙의를 풀어주고는 자신을 찾아오라 한다. 아쿨에게는 샤말라와 밀리아라는 두 명의 제자도 있었다. 밀레시안은 곧 그들이 있는 코르 마을로 향했다.
코르 토박이 샤먼 둘과 1급 발암 물질 밀리아
샤말라는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짐승과 함께 성장했다. 때문에 사회성은 부족했지만 야성적 감각과 함께 변신, 주술 능력이 뛰어났다. 아쿨은 그런 그녀의 재능을 일찍 알아보고 제자로 삼았다. 반면 밀리아는 불과 3달 전에 유물 연구를 위해 코르 마을에 아버지와 함께 왔다가 악령의 습격으로 아버지를 잃고 아쿨을 만났다. 밀리아는 그녀의 샤먼으로서의 재능을 꿰뚫어 본 아쿨의 제안에 의해 가족의 복수를 꿈꾸며 아쿨의 제자가 되었다. 그 복수의 대상 중 하나는 샤말라였다. 밀리아는 악령 사건에 샤말라가 관련되었을 거라 믿었다. 물론 그건 오해였다. 샤말라는 오히려 악령을 내쫓으려다 마을로부터 억울하게 마녀로 오인받은 것이었다. 밀리아가 샤말라에 대한 오해를 푸는 건 그로부터 한참이 지나서였다.
밀레시안이 코르 마을에 도착하자, 아쿨은 골드 드래곤의 감응자인 밀레시안에게 강한 흥미를 보이며 곧장 악령 보호 의식을 치르려 했다. 그런데 의식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가면을 쓴 ‘퀘사르’라는 자들이 난입하고, 그들을 지휘하는 ‘검은 용기사’라는 자가 밀리아를 데려가버린다. 검은 용기사의 정체는 놀랍게도 루에리였다. 그가 왜 밀리아를 데려갔는지, 왜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과 함께 행동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밀레시안은 그들을 추적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찬가지로 퀘사르 부대의 공격을 받는 이리아의 엘프/자이언트 부족과 엮이게 되고, 그들과 연합하여 퀘사르 부대와 전면 전쟁까지 벌인다.
23세였던 G3 당시로부터 그새 16년이 흘러 39세 아재가 된 루에리
우여곡절 끝에 밀레시안 일행은 이리아 북부 자르딘 지역에서 ‘검은 가면’과 검은 용기사가 이끄는 부대에 포위당한다. 검은 가면은 뜬금없이 밀레시안에게 ‘당신이 희생하면 모든 이들이 구원받을 수 있다’면서 희생을 부탁해왔다. 플레이어 밀레시안은 ‘가장 위대한 밀레시안’으로서 그가 목숨을 바치면 에린의 모든 자들을 구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뭔 헛소린지 알 수 없었던 밀레시안은 당연히 거절했고, 이에 검은 가면은 화를 내며 사안(死眼)을 발동. 다른 밀레시안들도 모두 악령으로 변해 연합군과 전투에 돌입한다.
이후 밀레시안은 잠시 소울스트림으로 끌려가 나오에게 상황의 전모를 듣는다. 나오는 밀레시안들이 악령으로 변하는 게 소울스트림이 오염되었기 때문이며, 그 오염으로 인해 나머지 다른 밀레시안들의 영혼도 계속 오염되고 있다고 했다. 밀레시안은 이 모든 일을 종용하고 있는 검은 가면 일당을 막기 위해 그들이 있는 레네스로 잠입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곳에서 ‘검은 가면’의 정체를 알게 된다. 익숙한 얼굴, 바로 타르라크였다.
드러난 검은 가면의 정체. 역시 폭삭 늙었다.
수 년 전, 타르라크는 에린이 바로 자신들이 그토록 찾아왔던 ‘낙원’임을 깨달았다. 그러나 낙원은 분쟁과 아픔, 슬픔, 죽음 등이 가득한 불완전한 낙원이었다. 타르라크는 무엇이 이같은 세상을 만들었는지 알고 싶었다. 이를 위해 그는 신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이리아의 유물들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고대 이리니드에 얽힌 반족과 드래곤에 대한 정보도 알아냈다. 타르라크는 좀 더 자세한 조사를 위해 연금술과 주술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조사 끝에 타르라크가 알아낸 불완전한 낙원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소울 스트림의 존재였다. 소울 스트림은 에린을 유지시켜주는 가장 중요하고 큰 축이다. 외부의 시공간과 이 세계를 연결하여 시간은 멈추고, 에린은 낙원이 아닌 채로 유지된다. 그럼 소울 스트림을 파괴한다면? 단순히 소울 스트림을 파괴한다고 해서 에린이 낙원이 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 세계에 대한 신들의 개입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었다. 그럼으로써 신들이 심어놓은 공포 탓에 낙원이 낙원인지도 모른 채 살아오며 쌓여버린 증오와 분노를 씻어내야 했다.
‘진정한 낙원’을 만드는 법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타르라크는 구체적인 한 가지 방법을 떠올린다. 바로 신들이 만들어낸 마스터 키, 밀레시안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우선 밀레시안이 가지고 있는 많은 본성 중 악한 본성을 극대화하는 저주를 소울 스트림에 걸어 그의 정신을 오염시키고 그 힘을 모은다. 그리고 과거 여신 마하를 부활시키려 했을 때 이용했던 고대의 지혜 ‘리아 파르’를 이용해 신들의 세계와 에린을 연결한 다음, 오염시킨 밀레시안의 힘을 쏘아 보낸다. 그 결과 소울 스트림이 파괴될 것이고, 동시에 신들의 세계(팔리아스)와 에린의 연결을 끊으면 신들의 세계 또한 파괴될 것이다. 이것이 타르라크가 진정한 낙원을 만들기 위해 생각해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밀리아는 이 의식에 필요한 신의 힘을 담을 그릇이었다. 그녀가 강력한 영적 재능을 가진 탓이다. 이 일련이 행위들이 분명 모두에게 정의로운 일은 아니겠지만, 누군가는 악마가 되어야 한다면 타르라크는 자신이 기꺼이 그 역할을 감내할 것이라 생각했다.
유저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타르라크의 통수
한편 이즈음 사라진 줄 알았던 루에리가 타르라크 앞에 다시 나타난다. 타르라크와 달리 루에리는 그동안의 일로 이미 진정한 낙원을 찾는 일에는 완전히 마음을 버린 상태였다. 그의 마음은 온통 트리아나를 찾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긴 방랑 끝에 결국 목도한 것은 트리아나의 묘비 뿐이었고, 루에리는 그대로 삶의 길을 잃고 말았다.
이때 루에리의 심정을 이해한 타르라크는 그에게 한 가지 희망을 전해준다. 타르라크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계획에서 필요한 대관석 ‘리아 파르’는 사실, 전설로만 전해 내려오는 생명의 나무를 본떠 만든 것이었다. 생명의 나무에는 서로 다른 세계를 이어주는 기능이 있으며, 또한 생명의 근원이라 불리는 ‘황금 사과’가 열린다. 이 사과를 이용한다면 트리아나를 되살리거나 혹은 그와 비슷한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타르라크의 설명이었다. 마치 마리가 나오로 환생한 것처럼. 불확실한 가능성이었지만 루에리는 그 일말의 가능성조차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하여 본래 타르라크의 계획에 관심이 없는 루에리였지만, 이후로 그가 진행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되었다. 당연하게도 루에리 역시 트리아나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악마가 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브루투스... 느그마저...
레네스로 잠입한 밀레시안은 곧장 밀리아가 제물로 바쳐져 있는 리아 파르를 부수기 위해 뛰어갔다. 루에리가 이를 저지하려고 했지만 아쿨의 속임수에 넘어가 실패하고, 그 틈에 밀레시안은 리아 파르의 구조물부터 파괴했다. 밀레시안이 리아 파르를 마저 완전히 파괴하려 하자 이번엔 ‘퀘사르의 심장’이라는 자가 방해하고, 그 탓에 시간이 지체되어 불완전한 의식 속에서 뜻밖의 존재가 밀리아를 매개로 하여 부활하고 만다. 그것은 타르라크도, 루에리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재앙이었다. 오래전 키홀이 그토록 각성시키려 했고, 모리안이 그토록 강림을 막으려 했던 존재. 혼자서도 세계를 멸망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매우 호전적인 바이브 카흐의 세 여신 중 하나, 파괴의 여신 마하였다.
나, 강림.
그동안 에린의 다른 신들이 직접 인간을 쓸어버리지 않고 글라스 기브넨이나 크로우 크루아흐의 석상을 소환하는 등 군대를 모았던 것은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적대적인 신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하는 달랐다. 그녀의 파괴의 여신이며, 목적 또한 자신의 이명에 맞게 단순하고 명확했다. 그녀가 가진 신의 권능 ‘도르카 페다인(암흑의 군세)’은 다른 신들조차 두려워할 힘이었다. 그런 그녀가 지금 아무런 대책 없이 갑작스럽게 강림하고 말았다. 에린의 누구도 대비하지 못한 일이고, 현재는 다른 신들조차 에린에 관여하지 않고 있으니 거칠 것도 없었다. 실제로 마하는 강림하자마자 에린의 마지막 생명이 사그라지는 순간까지 세계를 파괴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녀에게 있어 저 가련하고 증오스러운 피조물들을 쓸어버리는데 특별한 이유 따윈 필요 없었다. 마하는 정말로 세계를 멸망시킬 수도 있었다. 눈앞에 그가 없었다면. 신의 힘을 가졌으며, 신을 죽일 수 있는 힘마저 소유한 밀레시안이.
저건... 먼치킨인가 호구인가
※ 사실 게임에서 계속 잔심부름하다 보면 무감각해질 수도 있지만, 스토리상 밀레시안은 이미 먼치킨의 정점을 찍고도 남은 뒤다. 실제로 챕터 5부터 스토리상 적들은 밀레시안을 상대로 정공법으로 쓰러뜨린다는 선택지 자체가 없어졌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밀레시안이 강해져도 상대 또한 만만찮은 고대의 존재나 신적 존재들이었기에 밀레시안은 추가로 여러 가지 힘을 손에 넣어가며 그것으로 전력을 다해 겨우 이겨내는 그림이 그려졌었다. 그러나 챕터 5부터는 웬만한 적들은 밀레시안을 함정에 빠뜨려 레이드 해야 하는 수준이 되었고, 신들조차 1:1로 맞붙어도 별 무리 없는 상황이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신을 상회하는 수준까지는 아니고, 후에 G21에서 언급된 바에 의하면 아직은 불안정한 신성이기에 브류나크가 아니라면 마하 같은 강력한 신에게는 확실히 못 미치는 것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스토리상일뿐... 현질 없는 연어는 여전히 조팝 ㅠㅠ
마하는 밀레시안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녀는 밀레시안이 그동안 겪은 일들을 알고 있었다. 영혼의 강 너머 이세계에서 건너온 외부인, 분명히 나약한 존재인데도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그 자신보다 훨씬 강력한 존재들마저 무릎 꿇게 만들었던 상식에서 벗어난 자.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 마하는 알고 싶었다. 밀레시안이 신들과 맞설 수 있었던 힘이 어떤 것인지를. 하지만 트리아나와 같은 환생체를 통한 제대로 된 각성이 아니었기에 마하의 소환 의식은 아직 불안정한 상태였다. 그 점을 노린 루에리와 타르라크는 결계를 부수어 밀레시안을 리아 파르 앞으로 보내주었고, 덕분에 밀레시안은 리아 파르를 완전히 파괴하여 마하를 되돌려보내는데 성공한다.
이때 마하는 사라지기 직전에 타르라크를 동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기회를 한 번 주겠다’는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사라졌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타르라크가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한 가지였다. 조금 전 결계를 부수기 위해 금지된 신의 힘을 사용했고, 그 대가로 자신 역시 곧 사라질 거라는걸.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기색을 보이던 타르라크는 마지막으로 밀레시안에게 ‘그들’이 돌아올 테니 절대 함부로 믿어선 안된다는 알 수 없는 예언과 조언을 남기고 빛과 함께 사라졌다.
이때 남긴 명언 “죄송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밀리아는 무사히 구출되었으나 여전히 혼수상태였다. 그녀는 샤먼의 성지로 옮겨져 아쿨에게 치료를 받았다. 루에리도 어딘가로 사라졌고, 그를 따르던 퀘사르의 심장과 퀘사르 부대들도 자취를 감췄다. 그에 따라 엘프와 자이언트 부대 역시 전쟁을 마무리하고 각자의 터전으로 돌아갔다.
밀레시안 역시 모두와 인사를 나눈 뒤 집으로 돌아왔다.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간 것 같았지만, 앞으로 타르라크를 볼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밀레시안의 마음 한 켠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그건 섣부른 판단이었다. 며칠 후 탈틴의 드루이드 베이릭시드는 근처에서 우연히 기억을 잃은 한 어린아이를 발견한다. 마치 마하의 그것처럼 타오르는 듯한 붉은 눈동자와 덥수룩한 금발 머리, 어딘가 낯익은 로브를 입은 아이를. 아이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자신의 이름이 타르라크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쇼타르라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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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 탈틴 사는 타르라크예요. 어제 우리 스승님이 온천 여행을 갔는데요. 열 밤 자면 온댔어요. 어 근데요. 디바 누나는 저를 예뻐해 주는데요, 멀린 형아가 저를 괴롭혀요. 얼른 우리 집에 와서 멀린 형아 좀 혼내주세요.”
미청년, 미중년에 이어 이제 쇼타까지... 이것이 여심의 니즈인가
밀레시안은 일전에 잠깐 만난 적이 있었던 여섯 살배기 아이한테 온 편지를 읽고 베이릭시드의 집으로 향해야 했다. 상황을 보니 베이릭시드는 제자 멀린과 그의 지인 디바에게 타르라크를 맡기고 잠시 여행을 떠난 듯했다. 그러나 멀린은 아이를 잘 돌볼 성격이 못되었고, 디바는 요리치여서 본의 아니게 타르라크를 괴롭게 만들고 있었다. 다행히 그들은 에린 제일의 요리사라 불리는 마스터 셰프와 친분이 있는 자들이었고, 그의 도움으로 최고의 초코맛 스테이크를 만들어 타르라크를 만족시킬 수 있었다.
식사 자리에는 또 한 명의 베이릭시드의 제자도 나타나 조용히 동석했다. 수석 왕정 연금술사인 제이라는 자였다. 마스터 셰프는 그를 잘 아는지 별말없이 1인분을 더 만들어 내주었다. 멀린, 디바, 제이, 마스터셰프. 사실 이들은 모두 <제로 길드>라는 하나의 단체에 소속된 일원들이었다. 제로 길드는 특별한 힘을 가진 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길드로, 어떤 사명이 존재한다는 것 외에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었다. 어쨌든 지금 그들은 꼬마 타르라크를 만족시켜야 했다.
영웅 재능 업데이트와 함께 억지로 새롭게 등장했던 NPC들.
식사를 마친 후 일행은 마스터셰프에게 부탁받은 물건을 전달하기 위해 잠시 던바튼에 들렀다. 그런데 와중에 타르라크가 어디론가 사라지고, 밀레시안과 멀린은 타르라크를 찾기 위해 이런 일에 능통하다는 트레저헌터라는 자를 찾아갔다. 이후 밀레시안, 멀린, 트레저헌터 3인은 타르라크의 흔적을 쫓아 이리아로 향하고, 그곳에서 타르라크가 퀘사르들에게 납치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행은 계속해서 그들을 쫓았다. 그러다 무유 사막 유적에 들어가 뜬금없이 고대 반족에 대한 기록을 발견하고는 곧 퀘사르 일당이 있는 지하도시 <핀카라>라는 곳으로 진입하게 된다. 그곳은 반족의 숨겨진 터전이었다
고대 반족이 숨어지냈던 지하도시 핀카라의 탑 ‘네메톤’
핀카라 내부에는 퀘사르들이 모여 어떤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퀘사르의 심장이라 불리는 케트라는 여성에게 지휘를 받고 있었고, 루에리는 모든 퀘사르들의 수장인 디안이라는 자와 어떤 의식을 준비하고 있는 듯했다. 밀레시안 일행은 퀘사르로 변장하고 핀카라의 탑 네메톤에 몰래 잠입했다. 그리고 내부에 있는 진실의 무덤을 조사하여 고대 반족에 관한 숨겨진 역사와 지금 퀘사르들이 꾸미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대략의 내막을 알게 된다.
반족은 절대신 아튼 시미니가 세계를 창조한 후 에린에 나타난 최초의 인간족이었다. 오래전 이들은 감히 신들의 영역을 넘본 죄로 신의 분노를 샀고, 아튼 시미니가 일으킨 대홍수에 의해 쫓겨나 살아남은 일부만이 이리아 대륙에 당도했다. 이리아에 정착한 반족은 자신들의 문명의 힘으로 이리아 곳곳에 유적들을 남기며 번영했다. 그러나 이리아에서도 그들의 문명은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골드 드래곤이 반족의 왕 ‘퀘사르’라는 자를 감응자로 선택했는데, 이 감응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은 드래곤들이 미쳐 날뛰기 시작하더니 이리아를 초토화시켜버린 것이다.
최초의 인간 반족의 왕 ‘퀘사르’
당시 이리니드라 이름 붙여졌던 여신 네반은 엘프와 자이언트에게 힘을 부여하여 드래곤들을 패퇴시켰다. 그리고 반족에게 죗값을 치르게 하기 위해 자신의 권능으로 저주를 내렸다. 세상 무엇과도 교류할 수 없는 저주. 이는 문자 그대로 물과 공기, 자연을 비롯해 세상에 속한 모든 것에게서 배척받는 무시무시한 저주였다. 먹는 것도, 마시는 것도, 심지어 숨을 쉬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이 저주로 인해 대다수의 반족은 단숨에 전멸했고, 마법으로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고위 마법사들과 그 도움을 얻은 몇몇만이 일부 살아남아 간신히 도망칠 수 있었다. 물론 퀘사르도 함께였다. 그들은 마법을 통해 신의 눈을 피할 수 있는 핀카라라는 공간을 만들어 숨어들었다.
하지만 신의 저주는 그런 얄팍한 수로 완전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생존자들은 자신들의 복제체를 만들어 거짓된 희생을 반복함으로써 간신히 목숨을 연명해야 했다. 퀘사르는 네메톤의 기계적인 관리자가 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분리해 복제체 중 하나에 주입했다. 이때 감정이 잘려나간 본체 쪽은 디안, 감정이 주입된 복제체 쪽은 케트(퀘사르의 심장)라 불렸다. 하지만 이러한 분리 희생을 반복하는 것은 정신에 무리를 주는 데다가 핀카라라는 공간도 서서히 무너져갔기에 이를 메꾸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마법사의 희생이 필요했다. 모든 것으로부터 배척받는 저주받은 피, 점차 무너져가는 정신, 무너져가는 공간... 그야말로 지옥 같은 삶이었다.
오리지널 퀘사르에서 분리된 ‘디안’과 ‘케트’
그러던 어느 날, 완벽하게 밀폐된 핀카라의 공간으로 한 사람이 찾아온다. 남자의 이름은 요눈. 그는 반족인 비흐와 결혼하여 3명의 혼혈 자식들을 낳았다. 반족의 피가 흐르는 혼혈아들에게도 저주는 어김없이 찾아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요눈은 아이들의 저주를 해결해냈다. 혈통을 봉인하고 신의 눈을 속여 저주를 피하는 방법이었다. 다만 이는 혼혈들에게만 가능할 뿐 오리지널 반족에게는 사용할 수 없었다. 마법사들은 포기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떠올렸다. 바로 ‘혼혈 복제체’를 만들어 그들을 도구로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개중 뛰어난 일부는 핀카라 밖으로 보내서 저주를 풀 단서를 찾게 하고, 나머지는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제물로 대신 희생시키는 것. 이때 만들어진 혼혈 복제체들이 바로 지금 퀘사르 부대라 불리는 자들이었다. 이 계획에 필요한 복제 시설을 만들기 위해 비흐가 희생되었고, 요눈은 떠나갔다. 요눈과 비흐의 세 혼혈 자식들 중 둘째 에리우 역시 희생되었으며, 첫째는 희생되기 직전에 누군가 나타나 데려갔다. 그리고 살아남은 마지막 세 번째 아이가 바로 트레저헌터였다.
둘째 에리우의 후손이 샤말라. 즉 둘은 같은 일족이다.
디안과 반족의 마법사들이 꾀했던 행위들은 효과가 있는 듯싶었으나 사실 그냥 이리니드가 사라져 저주가 풀리기 시작한 것일 뿐이었다. 지금껏 자신이 복제체들을 희생시킨 게 의미 없는 학살에 불과했음을 깨달은 디안은 반족의 존재를 잊은 세상에 파괴, 혼란 등 어떤 식으로든 반족의 흔적을 남기고자 마음먹었다. 일전에 퀘사르의 심장이 마하 여신을 강림시키는 걸 방조한 것 또한 이런 맥락이었다.
다만 디안이 그동안 타르라크의 계획에 협조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디안은 루에리와 타르라크라는 존재가 반드시 필요했다. 얼마 전 마하가 사라진 이후, 디안은 어떤 의식을 준비하며 루에리를 설득했다. 타르라크가 마하에 의해 부활했을 때 박혔던 ‘신의 조각’을 빼내는 의식을 진행하고, 그 신의 조각을 이용해 반족의 저주를 푸는 것을 도와달라는 것이다. 루에리는 디안의 제의에 동의했다. 주어진 운명을 바꾸어 타르라크만이라도 운명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걸 다 잊고서 평범하게 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의 조각을 제거하는 의식이란 건 처음부터 거짓이었다. 디안이 하려던 진짜 의식은 ‘인간의 기예’, ‘용의 육체’, ‘신의 지식’ 셋을 제물로 바쳐 자신이 새롭게 태어날 신체를 생성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셋이란 루에리와 타르라크를 가리키는 것으로(나머지 하나는 불확실), 이를 위해 디안과 휘하 퀘사르 부대들은 지금껏 타르라크와 루에리를 돕는 척했던 것이다.
네반한테 뺨 맞고 엄한데 복수하려 했던 디안. 이래 봬도 ‘인간’이다...
밀레시안 일행은 네메톤의 탑 최상부에 올라 디안을 쓰러뜨렸다. 오랜 세월 살아온 디안은 강력한 마법사였지만 신의 힘을 가진 밀레시안의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듯했다. 이로써 예상대로라면 디안이 진행하던 의식은 중단되어야 했다. 그러나 왜인지 의식은 멈춰지지 않았고, 일행은 곧 그 원인이 무언지 알게 된다. 타르라크였다.
같은 시각 다른 장소, 타르라크는 루에리와 함께 있었다. 꼬마 타르라크는 자신의 안에 있는 신의 조각에서 성인 타르라크의 기억을 엿보고 일종의 제3의 인격체로 각성한 상태였다. 루에리는 그와의 대화를 통해 타르라크가 이미 디안의 계획조차 간파하고 그 너머의 또 다른 계획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타르라크는 루에리에게 디안의 의식을 손보면 자신들이 바랐던 원래의 목적(인간을 위한 진정한 낙원)을 이룰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런데 그 목적을 위한 방법이란 것이, 기존의 방식과는 정반대였다. 본래 타르라크가 목표로 했던 것은 소울스트림과 팔리아스를 파괴하여 에린에 대한 신들의 개입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반대로 또 다른 신의 도시인 핀디아스, 무리아스, 고리아스, 거기다 절대신 아튼 시미니가 아닌 다른 세계의 창조신이 지배하는 세계로 통하는 문까지 모조리 열어 에린에 개입할 수 있는 신들을 최대한 많이 늘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신들이 분열하고 서로를 견제하게 된다면, 언젠가 인간이 주도권을 잡아 자유를 얻고 비로소 자신들의 세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타르라크가 마하 강림 사건 당시 신의 지식을 엿보고 새롭게 깨달은 이치였다.
신의 지식을 통해 인간과 신의 존재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달았던 타르라크
디안이 밀레시안에 의해 쓰러짐으로써 의식의 제어권은 의식을 함께 준비했던 루에리에게로 넘어간 상태였다. 이것까지 예상했던 타르라크는 자신이 말한 바대로 의식을 수정하여 계속 진행하길 원했다. 물론 그것을 위해선 타르라크 자신이 희생되어야 했지만, 타르라크는 전혀 주저함이 없었다.
한편 그새 최상층 제단에 도착한 밀레시안 일행은 몰려오는 퀘사르 부대를 상대하며 의식을 막으려 한다. 그리고 이때 루에리는 케트에게 의식에 관한 몰랐던 사실을 한 가지 더 전해 듣는다. 바로 타르라크를 살릴 방법. 그것은 루에리가 대신 희생하는 것으로, 의식이 마지막까지 진행되어 문이 열리는 바로 그 순간에 제단을 파괴하여 본래 제물인 타르라크에게 가야 할 대가가 자신에게 오게 하는 방법이었다. 그동안 세상을 위해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에 지쳤던 루에리는 고민 없이 자신이 희생하기로 마음먹는다. 의식을 막으려 드는 밀레시안과 최후의 싸움을 벌인 루에리는 기어코 타르라크가 원했던 꿈의 최종 단계를 이루어냈고, 나아가 그 대신 자신이 희생함으로써 오랜 벗의 목숨까지 살려내는데 성공한다.
친구의 꿈을 이뤄내고 최후를 맞이하는 루에리
이로써 타르라크가 원했던 이계의 문은 결국 열리고 말았다. 멀린은 당장 무슨 일이 생기진 않겠지만 언젠가 큰일이 생길 수 있다며 에린의 앞날을 우려했고, 동시에 신의 조각이 사라진 꼬마 타르라크가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나자 한 번 더 크게 낙담한다. 사실 그동안 멀린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신의 조각을 가진 타르라크의 곁에 있었다. 그런데 그 타르라크가 이제 그냥 평범한 꼬마 아이가 돼버린 것이다. 트레저헌터가 그동안 타르라크를 쫓아다닌 진짜 이유를 묻자, 멀린은 그걸 알기 위해선 어떤 비밀 조직에 가입하겠다는 맹세를 해야만 말해주겠다고 한다. 이제 별로 할 일이 없었던 트레저헌터는 별 고민 없이 기꺼이 승낙했다. 이로써 제로 길드의 일원은 1명 더 늘어나게 되었다.
비밀조직 가입 참 쉽죠.
밀레시안은 던컨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동안 있었던 일들과 함께 현재 자신의 무거운 마음을 털어놓았다. 이계의 문이 열림으로 인해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 밀레시안의 마음을 괴롭게 하는 것은 그게 아니었다. 루에리의 비극에 대한 상실감. 그것이 밀레시안의 마음을 온통 짓누르고 있는 주요 원인이었다. 세 용사를 오래전부터 지켜봐왔던 던컨 역시 밀레시안의 감정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던컨이 밀레시안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한 가지였다. 던컨은 또다시 밀레시안에게 잔심부름을 시키기 시작했다.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린 3용사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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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세계관/스토리 총정리 10부 | 루리웹 게임 스토리 | 루리웹
연재 목차 ─────────────────────── ■ 마비노기 스토리 1부 - - 세계관 ■ 마비노기 스토리 2부 - - 모이투라 전쟁 ■ 마비노기 스토리 3부 - - 여신강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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